
좋은 피부란 무엇일까요? 피부과 전문의가 설명하는 좋은 피부의 4가지 조건
"원장님은 피부가 정말 좋으시네요."
진료실에서 종종 듣는 말입니다.
저 역시 나이가 들어가고 있지만, 피부가 좋다는 칭찬은 언제 들어도 기분이 좋습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누군가를 만나면 "피부가 정말 좋으시네요"라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실제로 피부가 좋아 보이는 사람은 더 건강하고 젊어 보이는 인상을 주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좋은 피부란 정확히 어떤 피부일까요?
단순히 하얀 피부일까요?
주름이 없는 피부일까요?
아니면 모공이 보이지 않는 매끈한 피부일까요?
피부과 전문의의 관점에서 보면, 좋은 피부는 어느 한 가지 특징만으로 정의하기 어렵습니다.
피부의 색, 표면의 상태, 탄력, 그리고 광채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좋은 피부를 결정하는 4가지 핵심 요소
2021년 국제학술지 Clinical, Cosmetic and Investigational Dermatology에 발표된 논문에서는 세계 여러 나라의 피부과 및 미용의학 전문가 10명이 좋은 피부의 특성을 논의했습니다.
연구진은 건강하고 손상이 적으며 젊어 보이는 피부를 좋은 피부의 특징으로 설명하면서, 피부의 질(Skin Quality)을 평가하는 네 가지 핵심 요소에 합의했습니다.
① 피부의 탄력 (Skin Firmness)
탄탄하고 유연하며 적절한 수분을 유지하는 피부
② 피부 표면의 균일함 (Skin Surface Evenness)
모공, 잔주름, 흉터 등이 두드러지지 않는 매끄러운 피부
③ 피부 톤의 균일함 (Skin Tone Evenness)
색소침착이나 붉은 기가 과도하게 두드러지지 않는 고른 피부색
④ 피부의 광채 (Skin Glow)
자연스럽고 건강한 윤기가 느껴지는 피부
이 네 가지 요소가 조화를 이룰 때 우리는 일반적으로 피부가 좋다고 느끼게 됩니다.
각각의 요소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01. 피부의 탄력 — 탄탄하고 건강한 피부
Skin Firmness
피부의 탄력은 단순히 피부가 처지지 않는 상태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논문에서는 피부의 견고함을 탄성(Elasticity), 팽팽함(Tightness), 수분 상태(Hydration)로 구분합니다.
피부를 살짝 당겼다가 놓았을 때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능력, 피부 조직의 탄탄함, 적절한 수분 상태가 모두 관련됩니다.
나이가 들면 피부 속 콜라겐과 탄성섬유의 변화로 탄력이 감소하고, 피부가 얇아지거나 잔주름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피부 탄력을 유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꾸준한 자외선 차단과 적절한 보습입니다.
탄력 저하가 진행된 경우에는 피부 상태에 따라 초음파나 고주파 에너지를 이용한 치료, 레이저, 주사 치료 등 다양한 방법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다만 피부 처짐의 원인이 표피와 진피에 있는지, 더 깊은 지방층이나 지지 조직의 변화에 있는지에 따라 적절한 치료는 달라집니다.
02. 피부 표면의 균일함 — 매끄러운 피부
Skin Surface Evenness
피부가 매끄러워 보이는 것도 좋은 피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피부 표면의 균일함에는 모공, 잔주름, 여드름 흉터, 피부의 거친 질감, 블랙헤드, 불필요한 털 등 여러 요소가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 피부에 색소침착이 거의 없더라도 모공이 넓거나 여드름 흉터가 많다면 피부 표면이 고르지 않아 보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피부색이 아주 밝지 않더라도 표면이 매끄럽고 균일하다면 피부가 깨끗하고 건강해 보일 수 있습니다.
피부 표면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선 원인을 구분해야 합니다.
모공이 넓어 보이는 원인이 피지 분비 증가인지, 피부 탄력 저하인지에 따라 치료 방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여드름 흉터 역시 형태와 깊이에 따라 치료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모든 피부 문제를 하나의 레이저나 시술로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 것입니다.
피부 상태에 맞는 치료를 선택하고, 필요한 경우 여러 치료를 적절하게 병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03. 피부 톤의 균일함 — 깨끗하고 고른 피부색
Skin Tone Evenness
진료실에서 환자분들께 자주 드리는 설명이 있습니다.
"피부가 깨끗해 보이려면 피부색이 전체적으로 고르게 보여야 합니다."
피부에는 원래 개인마다 고유한 색이 있습니다.
피부가 좋다는 것은 반드시 피부가 하얗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피부 전체의 색이 얼마나 균일하게 유지되는가 입니다.
기미, 잡티, 색소침착 등으로 갈색 또는 검은색 부위가 생기거나, 혈관 확장이나 홍조로 붉은 부위가 나타나면 피부 톤이 불균일해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각각 발생 원인이 다르므로 치료 방법도 달라져야 합니다.
예를 들어 기미와 주근깨는 같은 갈색 색소 질환처럼 보이지만 발생 기전과 치료 원칙이 다릅니다.
홍조나 혈관 확장 역시 색소 질환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좋은 피부 톤을 만든다는 것은 무조건 피부를 밝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본래의 피부색을 보다 균일하게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꾸준한 자외선 차단이 중요하며, 필요한 경우 정확한 진단에 따라 약물치료나 레이저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04. 피부의 광채 — 자연스럽게 윤기가 나는 피부
Skin Glow
마지막 요소는 피부의 광채입니다.
흔히 '피부에서 빛이 난다'거나 '피부가 맑고 투명해 보인다'고 표현하는 상태입니다.
피부 광채는 단순히 피부 표면이 번들거리는 것과는 다릅니다.
피부에 적절한 수분이 유지되고 표면의 질감과 피부 톤이 균일할 때, 빛이 보다 고르게 반사되면서 피부가 윤기 있게 보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피부가 건조하거나 각질이 불균일하게 쌓여 있으면 피부가 거칠고 칙칙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피부 광채를 위해서는 피부 장벽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적절한 보습과 자외선 차단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필요에 따라 피부 상태에 적합한 화장품이나 피부과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광채를 높인다는 목적으로 무리하게 각질을 제거하거나 여러 시술을 반복하는 것은 오히려 피부 장벽을 손상시킬 수 있습니다.
좋은 피부를 위해서는 피부 전체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좋은 피부를 구성하는 네 가지 요소는 서로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피부의 탄력이 떨어지면 모공과 잔주름이 더 두드러져 보일 수 있고, 피부가 건조해지면 표면이 거칠어지면서 광채도 감소할 수 있습니다.
또한 피부 표면에 나타나는 변화가 반드시 표피에서만 시작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피의 콜라겐과 탄성섬유, 피하 지방, 더 깊은 지지 조직의 변화도 피부의 외관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논문에서도 이러한 이유로 피부의 질을 개선할 때 피부의 여러 층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접근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물론 모든 사람에게 여러 시술이 필요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현재 피부에서 가장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평가하고, 생활 습관과 피부 관리만으로 충분한지, 의학적인 치료가 필요한지를 구분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좋은 피부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한 피부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좋은 피부'라는 표현을 사용할 때 한 가지 생각을 더 하게 됩니다.
좋은 피부의 반대말은 과연 나쁜 피부일까요?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피부색과 피부의 특징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나이가 들면서 피부가 변화하는 것 역시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모든 사람이 동일한 피부를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피부의 상태가 달라졌다고 해서 이를 나쁜 피부라고 표현하기보다는, 현재 피부에 어떤 변화가 있고 무엇을 개선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20년 넘게 피부과 진료를 하면서 제가 바라는 것도 이와 같습니다.
모든 환자분이 똑같은 피부를 갖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피부 특성에 맞게 조금 더 건강하고 탄력 있으며, 매끄럽고 균일한 피부로 변화하는 것입니다.
좋은 피부는 단순히 젊어 보이기 위한 조건이 아닙니다.
자신의 피부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 그것이 좋은 피부를 위한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문헌
1. 피부의 질에 관한 국제 전문가 합의 연구
Goldie K, Kerscher M, Fabi SG, et al.
Skin Quality – A Holistic 360° View: Consensus Results.
Clinical, Cosmetic and Investigational Dermatology. 2021;14:643–654.
https://doi.org/10.2147/CCID.S309374
2. 인승균 저서
『피부과 사용 설명서』





